의자 다리에 발가락을 찧은 단순한 사고였지만 정형외과에서 진찰 결과 발가락 미세골절 진단을 받게 되었는데요. 작은 골절 진단 하나가 일상 생활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줄 수 있는지 몸소 느끼게 되었습니다.
의자 다리에 찧은 순간 시작된 발가락 미세골절
아무 생각 없이 집 안을 걷다가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는데요.
잠깐 물을 마시러 가던 순간 의자 다리에 왼쪽 세 번째 발가락을 그대로 찧었습니다.
그 순간, 뼈가 우드득 하는 소리가 나고 발 끝부터 짜릿한 통증이 퍼져나갔습니다.

처음엔 단순히 세게 부딪힌 줄 알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발가락이 점점 붓고 멍이 퍼지듯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가만히 있을 땐 통증이 심하지 않았지만 걷거나 발가락을 움직일 때 묵직하고 찌릿한 통증이 반복됐는데요.
군 입대 시절에 문에 손이 끼어 손가락이 부러진 경험을 생각해보면 비슷한 통증의 양상이 아니었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뭔가 시린 느낌이 있으면서 묵직하게 아픈 통증이 지속되었는데요.

단순한 타박상의 경우 일정 시간이 지나면 가라앉기 마련인데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통증이 더 심해지고 부어 올랐습니다.
결국 집 근처 정형외과를 찾았고 진단 결과는 ‘발가락 미세골절’이었습니다.
3번째 발가락 견인성 골절 진단
정형외과에서 엑스레이를 찍어본 결과 골절이 눈에 쉽게 보이진 않았는데요.
선생님이 아무래도 견인성 골절이라는 미세골절이 발생한 상태로 보인다고 초음파로 확인해보자고 하셨습니다.

쉽게 말해 뼈가 직접 부러진 건 아니지만 인대나 근육이 뼈를 끌어당기면서 작은 균열이 생긴 상태였는데요.
다행히 골절의 크기나 위치가 수술이나 고정이 필요한 수준은 아니라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미세골절이라도 회복을 위해서 보호대를 해야 될 것 같다고 했는데 제가 걷는 것도 크게 문제 없고 오히려 너무 불편할 것 같다고 거부를 했습니다.
일단 발에 땀이 많은 편이라 뭔가 고정하고 감싸두면 오히려 불쾌감이 심했고 고정하면 발가락의 상태를 확인하기도 어렵고 움직임에 제한이 생겨 불편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가능한 한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면서 회복하기로 했습니다.
소염 진통제는 병원에서 처방 받은 것을 3일 정도만 복용했고 이후에는 발가락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일상생활에서 주의하는 것으로 대체했습니다.
일주일 후 일상 복귀
처음 며칠은 확실히 걸을 때마다 통증이 있었고 걷는 자세가 잘 나오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최대한 체중이 실리지 않도록 발의 바깥쪽을 이용해 걷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일주일 정도 지나자 평지에서는 비교적 자연스러운 보행이 가능해졌고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도 조심스럽지만 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됐습니다.
동네를 다닐 때나 운전할 때 주로 크록스를 신는데 아무래도 발 전체를 잡아주지 못하다 보니 발가락 미세골절 부위를 자극하는 원인이 되었는데요.
말랑말랑한 재질이라 괜찮을 줄 알았지만 생각보다 발 앞쪽을 꽉 잡아주지 못하다 보니 잔잔한 통증이 지속되더군요.


반면, 양말을 신고 넉넉한 운동화를 신었을 때는 발가락이 안정적으로 잡혀서 훨씬 편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발가락 미세골절 회복 기간 동안에는 신발 선택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걸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집에 있는 신발을 고를 때는 앞코가 넉넉하고 발등을 압박하지 않으며 쿠션이 좋은 제품을 우선적으로 신었습니다.
작은 차이이긴 하지만 하루 종일 발에 가해지는 스트레스를 줄여줬고, 회복 속도에도 분명 영향을 주었다고 느낍니다.
한 달 정도 걸린 발가락 미세골절 회복
한 달이 지난 시점 병원에서 초음파로 확인해보니 뼈가 잘 붙었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약간의 통증이 남아 있긴 했는데 한 달 가량 최대한 발을 조심히 사용하다 보니 근육도 많이 굳은 느낌이 있어서 더욱 그런 것 같았습니다.
예전에는 맨발로 집 안을 활보하거나 의자 다리 옆을 스쳐 지나가도 전혀 의식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발끝에 무언가가 스치기라도 하면 본능적으로 움찔하게 되긴 합니다.
작은 발가락 미세골절 경험이 제 생활 습관을 바꿔 놓은 것인데요.
이번 일을 통해 작은 부상이 삶의 질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절실히 느꼈고 발가락이라는 신체의 아주 작은 부분이지만, 걷기, 서기, 움직이기와 같은 기본적인 활동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