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살면서 피하고 싶은 순간이 있는데 잇몸 깊숙이 머리를 박고 누워있던 매복 사랑니 친구와 이별이 그랬습니다. 대학 병원을 가야 하나 고민하며 밤새 검색 창을 뒤지던 그 절박했던 마음, 통증은 줄이고 통장 잔고는 불린 리얼 생존 서사를 시작합니다.
대학 병원의 긴 기다림 대신 선택한 ‘사랑니 장인’의 손길
처음엔 막연히 큰 병원이 안전할 거라 믿었지만 예약 대기만 석 달이라는 말에 눈앞이 캄캄해지더군요.
당장 잇몸이 욱신거려 밤잠을 설치던 차에, 하루에 사랑니만 수십 개를 발치 한다는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를 찾아갔습니다.
치과 기구에 누워 초록색 포가 얼굴을 덮었을 때의 그 적막함과 기계 소리는 여전히 생생합니다.

하지만 결과는 허무할 정도로 빨랐습니다.
10분 남짓한 시간 동안 들려온 건 “똑” 하는 치아 조각나는 소리 뿐이었습니다.
- 병원을 고르는 기준 : 단순히 집에서 가깝다고 가지 마세요.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가 상주 하는지, 3D CT 장비를 갖췄는지 꼭 확인해야 합니다. 숙련된 의사는 수술 시간을 단축하고, 이는 곧 발치 후 붓기와 통증의 정도를 결정합니다.
- 기록의 중요성 : 발치 전 찍은 CT 사진을 핸드폰으로 촬영해두세요. 나중에 다른 치아 진료를 받을 때 내 턱 신경 위치를 설명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가 됩니다.
고통의 정점을 깎아버리는 ‘약 복용의 기술’
발치보다 무서운 건 “마취가 풀리는 순간”입니다.
저는 첫 번째 사랑니 발치 때 아무 생각 없이 집에 오다 길 한복판에서 눈물이 핑 도는 고통을 겪었는데 이번엔 달랐습니다.
마취가 풀리기 전, 통증 수용체가 잠잠할 때 진통제를 미리 몸속에 깔아두는 ‘레이어링’ 전략을 썼습니다.
병원에 사랑니를 뽑으러 오기 전 진통제를 털어 넣고, 편의점에서 산 차가운 우유로 위를 보호했습니다.
사랑니 발취 후 마취 기운이 가시면서 서서히 욱신함이 올라오려 할 때, 미리 먹어둔 약효가 고통을 눌러주는 그 안도감은 말로 표현 못 합니다.

- 진통제 미리 먹기 : 의사와 상담 후, 발치 30분~1시간 전에 미리 진통제를 복용해 두세요. 마취가 풀릴 때 약효가 정점에 있게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처방을 미리 받기 어렵다면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타이레놀 같은 약을 구입해서 드셔도 괜찮습니다.
- 아이스팩의 범위 : 볼에만 대고 있지 마세요. 턱선 아래부터 귀 뒤쪽 림프절까지 넓게 찜질해야 붓기가 위로 올라오지 않습니다.
피딱지라는 이름의 ‘천연 반창고’를 사수하라
수술 후 3일, 이제 좀 살만하다 싶을 때가 가장 위험합니다.

뻥 뚫린 잇몸 구멍에는 ‘혈병’이라 불리는 피딱지가 차오르는데, 이게 떨어져 나가 뼈가 드러나는 ‘드라이 소켓’은 상상 이상의 고통을 가져옵니다.
저는 일주일간 제 입안을 유리그릇 다루듯 했습니다. 빨대는커녕 침 한 번 뱉는 것도 조심스러웠죠.
재채기가 나오려 할 땐 입을 크게 벌려 압력을 분산시켰습니다.
찝찝함보다는 고통을 피하는 게 우선이었으니까요.
- 압력 관리 : 빨대 사용은 당연히 금지지만, 코를 세게 푸는 행동도 위험합니다. 얼굴 내부 압력이 높아지면 피딱지가 튕겨 나갈 수 있습니다.
- 식단의 묘수 : 죽이 지겨워질 땐 카스테라를 차가운 우유에 푹 적셔 드세요. 씹지 않아도 부드럽게 넘어가며, 자극 없이 포만감을 줍니다. 뜨거운 라면은 혈관을 확장해 재출혈을 일으키는 주범이니 일주일만 참으세요.
매복 사랑니 발치 후 주의 사항
- 선생님이 물려준 거즈를 최소 2시간 이상 지긋이 물고 있다가 뱉어야 합니다.
- 입에 고인 피와 침은 절대 뱉지 말고 삼켜야 합니다.
- 발치 이후 3일간은 무리한 운동과 사우나, 찜질방을 참아주세요.
- 뜨거운 음식, 맵거나 자극적인 음식은 1주일간 피해야 합니다.
- 수술 또는 발치 이후 이틀 동안 얼음찜질을 하는 게 붓기 관리에 좋습니다.
- 빨대 사용과 음주 및 흡연도 1주일 이상은 참아주세요.
- 처방된 약에 항생제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어 지시에 따라 끝까지 드시길 바랍니다.
- 발치 부위는 칫솔을 사용하지 마시고 가글로 관리해주세요.
- 실밥은 일주일 뒤에 제거하고 피가 다시 나거나 통증이 심할 경우에는 즉시 치과에 가셔야 합니다.